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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잡을 유전적 단서 찾아 간암 치료의 실마리 풀어

 

  •  ‘톤이비피' 유전자가 간암의 발생과 재발을 촉진 사실 밝혀
  • UNIST 권혁무 교수팀, 간암 발생‧재발 관련 유전자 규명 Gut 발표 
  • 울산대병원, 30년 이상 환자 데이터 축적해 온 저력이 연구의 핵심


 “간암은 항암제가 안 듣고, 암 덩어리를 완벽히 제거해도 재발률이 70%에 이릅니다. 그래서 치료가 어렵고 사망률도 높죠. 울산에 온 지 7년 만에 간암을 잡을 유전적 단서를 찾았습니다. 울산대병원과 기가 막힌 협업 덕분이었죠.”

 UNIST(울산과학기술원) 생명과학부의 권혁무 교수팀은 울산대병원 소화기내과의 박능화 교수팀과 함께 ‘톤이비피(TonEBP)’라는 유전자가 간암의 발생과 재발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밝혀, 영국학술지 ‘소화관(Gut)’에 발표했다. 동물 실험뿐 아니라 울산대병원의 간암 환자 296명의 간 시료를 분석한 결과까지 더해져 의미가 크다.

 이번 연구에서는 간암 환자의 92.6%에서 암세포가 주변 세포보다 톤이비피가 더 많이 발현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암이나 주변 조직의 톤이비피 발현 수치가 나중에 간암의 재발이나 전이, 사망률과도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발병원인이 B형 바이러스나 C형 바이러스나, 술, 지방간 등으로 다양해도 간암 발생 원리는 동일하다는 게 밝혀졌다.
 
 권혁무 교수는 “지금까지 간암은 발병원인이 사람마다 달라 치료제를 만들기 어렵다고 알려졌다”며 “이번 연구로 간암의 발병 경로가 동일하다는 게 밝혀지면서 간암 치료의 큰 줄기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톤이비피 유전자가 간암 재발과 항암제 저항성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구체적으로 파악 중”이라며 “이 연구가 성공하면 간암 치료에 획기적인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톤이비피는 권혁무 교수가 1999년 존스홉킨스 의대에서 처음 발견한 유전자다. 당시 신장생리학 연구로 이름을 날리던 권 교수는 톤이비피가 신장에서 소변의 양을 정밀하게 조절하고,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에 감염됐을 때 염증을 유발해 감염을 퇴치하는 데 기여한다는 걸 밝혀냈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는 신장이 아닌 간에서 톤이비피 유전자의 영향을 밝혀냈다. 장기는 다르지만 ‘염증’이 관여한다는 공통점에서 출발해 7년 만에 맺은 결실이다. 

 “2011년 UNIST에 부임하면서 본격적으로 톤이비피와 염증질환의 관계를 쫓기 시작했어요. 2012년 2학기에 학부생 3학년이던 이준호 연구원이 ‘염증이 간암에 영향을 준다’는 자료를 찾아오면서 톤이비피와 간암의 관계도 살피게 됐죠.”

 이번 논문의 제1저자이기도 한 이준호 UNIST 생명과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톤이비피 유전자가 간암과도 상관 있을까?’라는 질문에 9개월이 걸리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톤이비피 발현 양을 다르게 하고, 간암을 일으킨 것. 2014년 정리된 결과에 따르면, 톤이비피 발현이 적을수록 암 숫자가 적고 암세포의 크기도 작았다. 톤이비피가 간암에 영향을 준다는 단서였다.

 그즈음 울산 바이오메디컬산업 관련 회의로 UNIST를 방문한 박능화 교수는 복도에 걸린 권 교수의 연구를 보고 걸음을 멈췄다. 간암 전문의였던 그의 눈에 톤이비피가 들어왔던 것. 둘은 당장 울산대병원의 환자 데이터로 검증작업을 시작했다.

연구진 박능화 울산대병원 교수

권 교수는 “박능화 교수가 수술하고 떼어낸 간암 시료 296개는 하나도 버릴 게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며 “발병 원인과 수술 후 재발, 전이, 사망까지 정리된 기막힌 자료였다”고 전했다.

 울산대병원과의 협업으로 톤이비피가 간암을 발생시키는 다양한 단계(세포 손상, 산화 스트레스, 염증) 등에 모두 관여한다는 게 밝혀졌다. 또 90% 이상의 환자들은 간암 발병원인(B형 바이러스, C형 바이러스, 지방간 등)에 관계없이 톤이비피 발현이 늘면 종양이 악화됐다. 간암 발병의 공통적인 경로가 파악된 것이다.

 권 교수는 “30년 이상 환자 데이터를 축적해온 울산대병원의 저력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었다”며 “UNIST와 울산대병원의 협업으로 이뤄낸 ‘울산표 연구’라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역을 중심으로 큰 문제에 도전하고 해답을 찾는 연구가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끝)

□논문명: Tonicity-resposive enhancer-binding protein promotes hepatocellular carcinogenesis recurrence and metastasis)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간암은 세계에서 6번째로 흔하게 발생하며, 암 중에서도 사망률 2위에 이른다. 또 암세포를 완전히 제거해도 재발률이 높고, 항암제 저항성도 커서 치료가 까다롭다. 따라서 간암 발생이나 재발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바이오 마커(bio-marker)를 찾는 일은 간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이번 연구에서는 간암이 염증과 밀접하게 관련됐다는 점에서 톤이비피(TonEBP) 유전자와 간암의 관계를 밝히는 연구를 진행했다. 톤이비피 유전자는 우리 몸에 바이러스나 박테리아가 침투했을 때 염증을 발생시켜 감염을 퇴치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톤이비피 유전자와 간암이 구체적으로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2. 연구내용
 간암 절제수술을 받은 환자 296명을 대상으로 간 조직을 둘러싼 종양을 체취하고, 톤이비피 유전자의 발현 정도를 분석했다. 이 데이터는 울산대병원에서 제공한 것으로 발병 원인과 수술 후 재발, 전이, 사망 등도 함께 정리돼 있다. 연구진은 이 데이터를 ‘더블 블라인드(double blind)’ 방식으로 분석해 결과의 신뢰도를 높였다. 또 톤이비피 유전자를 조작한 실험쥐에 간암을 일으킨 결과도 비교했다. 이를 통해 톤이비피 발현에 따라 간암 숫자나 암세포 크기가 어떻게 다른지 살핀 것이다.

 연구결과, 간암 환자 92.6%의 암세포 주변 조직에서 톤이비피 유전자의 발현이 다른 조직보다 높았다. 이는 간암의 발병 원인(B형 바이러스, C형 바이러스, 술, 지방간 등)에 관계없이 동일하게 나타났다. 또 톤이비피 유전자의 발현이 늘어나면 간암 재발이나 전이, 사망도 높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험쥐의 경우, 톤이비피 유전자 발현을 억제시킨 쥐에서 암세포 숫자가 적거나, 암세포의  크기가 작았다.

3. 기대효과
 이번 연구로 톤이비피 유전자가 간암의 발생과 재발에서 공통적으로 관여한다는 게 밝혀졌다. 이에 따라 톤이비피 유전자를 간암의 바이오 마커로 활용하거나, 표적으로 삼아 신약 개발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간암 치료에 도전할 길을 열었다.

그   림   설   명

그림1. 톤이비피 유전자 발현과 간암 재발의 상관관계: 간암 절제술을 한 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재발율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표현한 그래프다. 녹색 그래프는 암 조직 주변에서 톤이비피 유전자 발현이 높은 환자 130명의 재발 추세를 나타낸다. 톤이비피 유전자 발현이 상대적으로 낮은 196명에 비해 재발율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2. 실험쥐에서 톤이비피 유전자 발현에 따른 간암 발생 결과 비교: 정상적인 식단을 준 실험쥐(ND)와 고지방 식단을 준 실험쥐(HFD)에서 간암 발병 여부와 암세포 크기를 비교한 사진이다. 정상 식단을 준 쥐에서는 톤이비피 유전자를 억제한 쥐(왼쪽 두 번째)에서 간암이 발생하지 않았고, 고지방 식단을 준 쥐에서는 톤이비피 유전자를 억제한 쥐(왼쪽 네 번째)의 암세포 크기가 더 작게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톤이비피 유전자 발현이 간암 발생과 암세포 크기에 영향을 준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림3. 간암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발생, 재발, 전이의 원리는 같음을 보여주는 모식도: 간암의 원인은 B형 바이러스나 C형 바이러스, DNA 손상, 지방간, 염증 등으로 다양하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어떤 원인으로 시작하는지와 상관없이 톤이비피 유전자가 발현돼 염증반응을 유발하면서 간암 발생과 재발, 전이로 이어지는 과정은 동일하다. 톤이비피는 산화 스트레스에 의해 세포를 손상시키고 부분적인 염증을 일으킨다. 또 산화 스트레스는 톤이비피 발현을 촉진시키고, 이때 염증반응에 관여하는 대표적인 유전자인 COX-2와 PGE₂의 발현을 촉진해 종양 형성, 재발, 전이로 이어진다. p300과 YY1 역시 염증반응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단백질인데, 톤이비피는 이들과 협력해 염증반응을 일으킨다.

□용어설명

1. 소화관(GUT)誌
영국소화기학회((British Society of Gastroenterology)에서 발행하는 공식 학술지로, 소화기관과 간 과학 분야의 선도적인 국제 학술지로 손꼽힌다. 장이나 간, 췌장에 대한 일류 임상 연구를 발표해 명성을 얻고 있다. 2016-2017 피인용 지수(Impact Factor)는 16.658에 이른다.

2. 톤이비피(Tonicty-responsive Enhancer Binding Protein)
 혈장보다 삼투압이 높은 고장성 환경(hypertonicity)에서 세포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사조절인자다. 톤이비피는 일반 세포가 견디기 힘들 정도로 높은 삼투압 농도가 높은 환경에서 활성이 촉진돼 100개 이상의 유전자 발현을 증진시키고 고장성 환경에서 저항성을 부여함으로써 신장 수질을 보호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

 권혁무 교수는 1999년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 재직 시절, 이 유전자를 처음 발견했다. 또 2005년 미국 메릴랜드대 재직 시 가톨릭의대 연구진과 함께 성장 중인 신장에서 톤이비피 단백질이 소변의 농축 능력 형성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냈다. 이후 톤이비피가 염증에 관여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관련 연구를 진행해 류머티스 관절염과, 죽상경화증(동맥경화), 당뇨병성 신장질환, 간암 등에 모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밝혔다.

□권혁무 교수[교신저자] 이력사항

1. 인적사항
 ○ 소  속: UNIST 생명과학부
 ○ 전  화: 052-217-2633                    
 ○ 이메일: hmkwon@unist.ac.kr       

2. 학력
 1980년: 서울대학교 동물학사
 1982년: 서울대학교 대학원 발생생물학 석사
 1987년: 뉴욕주립대학교 생리학 박사

3. 경력사항
 ○ 1990~2002년: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내과 조교수, 부교수
 ○ 2002~2013년: 미국 매릴랜드 의과대학 내과, 생리학과 겸임 교수
 ○ 2011년~현재: UNIST(울산과학기술원) 생명과학부 교수

4. 전문 분야 정보
 ○ 대사면역만성질환: 비만, 당뇨병성 신증, 류마티스 관절염, 뇌염증
 ○ 발암/암재발: 간암, 대장암, 암줄기세포
 ○ 항암/항염증제 개발

5. 연구지원정보
 ○ 2011~2016년: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실 (₩25억)
 ○ 2017~2020년: 한국연구재단, 전략과제 (₩9억)

6. 기타   
 ○ 1997-2001 NIH 연구비 심사위원 (General Medicine B Study Section)

 

연구구 왼쪽부터 이준호 연구원과 권혁무 교수

UNIST 홍보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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