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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한림원 이명철 원장
  • 노벨사이언스 창간 1주년 특별인터뷰 -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이명철 원장
  •         ◇대담 : 김현숙 본지 편집위원장 직무대리(한국노벨과학문화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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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세계적 수준의 우수한 과학자들 많아

최근 젊은 과학자들은 괄목할 만한 우수성과 발휘

한림원 회원들 국제기구에서 활약토록 국제교류협력 네트워크 구축

“우리나라도 집중투자로 학문적 수월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제협력 강화가 매우 중요”
 

이명철 원장(우)과 인터뷰하고 있는 김현숙 본지 편집위원장 직무대리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경제대국이 되었지만 아직도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한명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노벨상, 특히 노벨과학상은 그 나라의 품격이라고 할 정도로 노벨과학상 수상이 국력이 비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함에도 왜 우리나라는 노벨과학상을 수상하지 못하는 것일까? 노벨사이언스는 창간 1주년을 맞이하여 과학기술분야를 리드하고 있는 명사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고 있다. 이번 7월호에서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이명철 원장을 만나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발전 현황과 노벨상 분위기 조성에 한림원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어 봤다.

기초과학부문의 연구개발비, 선진국들에 비해 뒤져

- 원장님께서는 우리나라 과학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먼저 한국과학기술한림원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를 해 주시지요?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1994년 설립된 과학기술 분야의 순수 민간 학술단체입니다. 현재 정책학, 이학, 공학, 농수산학, 의⦁약학 등 각 학문분야 최고의 석학 1000여명이 회원으로 구성되어 기초과학진흥을 위한 기반조성과 과학기술 정책연구와 자문, 과학기술 국제교류 증진, 과학기술 인재양성 등을 위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 우리나라는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아직 한명도 탄생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노벨과학상은 그 나라의 과학기술 수준이라고 합니다.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 그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시는지요?

우리나라는 기초과학이 뒤처져 있는 것이 큰 이유입니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국가 연구개발에서 핵심적으로 추진해온 것은 ‘기술개발’ 등 응용과학 분야였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과학기술 70년을 살펴보면 산업국가의 기틀을 다지기 위해 ‘기술’에 매진한 시간이었고, 1996년부터 실시한 ‘창의적 연구 진흥사업’이 실질적으로 기초연구의 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를 보면, 우리는 이웃 일본보다 기초과학의 출발이 100년이나 늦었고, 또한 여전히 기초과학부문의 연구개발투자비가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많지 않습니다. 그동안 선배들의 노력을 바탕으로 점점 세계 수준의 우수한 과학자들이 많아지고 있고, 특히 최근 젊은 과학자들은 정말 뛰어납니다. 우리나라도 오랜 시간 기초과학분야에 투자한다면 반드시 좋은 성과가 나올 것입니다.

풀뿌리 기초연구의 확대,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부분

- 우리나라 기초과학분야의 당면과제는 무엇이며, 시급히 해결해야 할 일이 있다면 어떤 부문을 강조하실 것인지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미국이나 선진국들과는 연구비 규모 자체가 다르니 단순히 비교하긴 어렵겠으나, 우리나라는 국가 연구개발비 중 기초과학연구비 비중이 낮은 편이었습니다. 특히 기초과학연구비 안에서도 진정한 의미에서 상향식 ‘풀뿌리기초연구’의 비중은 매우 작고, 그 역시 교육부와 미래부로 이원화 되어 매년 신규과제수 및 선정률 변동의 폭이 크지요. 추격형 연구개발에서 선도형, 혹은 창조형 연구개발로 전환하기 위해선 기초연구와 기초과학(basic science)의 진흥이 필수인 점을 생각할 때 풀뿌리 기초연구의 확대는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부분입니다. 다행히 최근 정부에서 기초과학분야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정치인들 역시 ‘기초연구 확대 및 강화’에 이견이 없습니다. 이제 이것이 지속적이고 실질적으로 예산과 시스템에 반영되는 것이 관건이라고 봅니다.

- 우리나라는 노벨과학상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그다지 높지 않은 것 같습니다. 노벨사이언스는 노벨과학상에 대한 인식과 분위기 확산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노벨과학상 분위기 확산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습니까?

▲한림원은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과 2010년부터 ‘노벨과학 에세이대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노벨과학 에세이대회는 노벨상 수상자들의 업적과 생애가 과학과 사회에 미친 영향을 에세이 형식을 빌려 창의적으로 기술하도록 하고, 우수한 학생들을 선정해 시상을 하는 것입니다. 지난해에는 977편의 에세이가 접수될 정도로 많은 학생들이 노벨상에 대한 과학적 호기심과 열정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해에는 노벨재단 산하의 노벨미디어(Nobel Media)와 함께 ‘2017 서울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Nobel Prize Dialogue Seoul 2017)’을 개최했습니다. 해당 행사는 스웨덴 노벨상 시상식 주간에 개최되는 ‘노벨위크 다이얼로그(Nobel Week Dialogue)’를 그대로 한국에 옮겨 온 것으로 노벨상 수상자 다섯 명을 포함해 세계적 석학 총 28명이 연사로 참여해 1000여명의 일반 대중들과 함께 나이를 먹는 것 ‘The Age to Come’을 주제로 우리가 곧 마주할 고령화 사회를 과학과 사회문화의 측면에서 탐구하고 논의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대중들에게 ‘노벨상’ 그 자체가 아니라, 성과로서의 실제 노벨상 제정에 담겨 있는 ‘인류를 위한 과학기술의 철학과 가치’를 알리는데 그 목적이 있었습니다.

과학기술자들이 더 활발하게 활약할 수 있도록 환경조성이 시급

- 우리나라에는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언제쯤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지요?

▲한림원도 이와 비슷한 질문을 해외의 석학들에게 묻곤 합니다. 요르그 하커(Jörg Hacker) 독일 레오폴디나 한림원German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Leopoldina) 원장에게도 일본이 노벨상 수상자들을 내는데 아주 활발하게 활약하고 있고, 동북아시아 리더인 한·중·일 중 한국만 아직 노벨상을 못 받고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관해 물어 봤지요!

그 분 말씀이, 일본이 기초과학 분야에서 매우 강력한 과학시스템과 연구력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거기에 더해 일본과학자들이 미국, 영국과 독일 등의 연구실에서 우수한 과학자들과 함께 일하며 전 세계적으로 연결고리를 갖고 활동하는 것이 수상기회를 높이는데 매우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하더군요. 우리나라도 국내에서 집중투자를 통해 학문적 수월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국제협력을 강화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는 지적이었다고 봅니다. 또한 한국이 최근 기초과학 분야를 점점 더 강조하고, 국제협력을 늘려나가고 있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가까운 미래에 한국인들의 노벨과학상 수상을 확신한다고 전했습니다.

이 분의 말씀을 소개한 것은 저도 이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우리나라가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투자를 시작한 역사는 짧지만, 이미 선진국 수준으로 진입하여 성과를 내고 있는 분들도 현재 많이 있습니다.

이만큼 투자했는데 왜 아직도 노벨과학상 수상자 소식이 없는가(?)하는 분위기 연출로, 연구자들에게 부담을 주기 보다는 안정적으로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하고 동시에 세계무대에서 우리나라 과학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활약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 마련하는데도 힘을 써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저희 한림원도 관련 정책이나 국제협력 부분에서 최선을 다해 나가고 이 방면에 많이 기여할 생각입니다.

- 우리나라의 과학발전을 위해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 계획이신지요?

▲한림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국가과학기술정책 자문입니다. 국내에 정책 관련 전문기관들이 있지만 국가의 정책전문가들에게 현장 연구자들의 의견과 비전을 전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특히 국내외 과학기술계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현재 갈등이나 잠재적 문제 해결에 대해 올바른 분석과 방안을 제시하는 것은 과학기술 석학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그래서 제가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정책연구소를 설립해 한림원의 정책기능 강화를 도모한 것입니다. 아직은 미흡하지만, 미국 NAS(National Academy of Sciences)처럼 국가 및 민간분야를 아우르는 과학기술 정책·전략 수립 기능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우리 회원들이 각 분야 최고의 석학들이자 연구 선도자라는 것이 한림원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 브레인(brain)의 역량이 결집된다면, 앞으로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회원을 중심으로 국가과학기술정책을 심도 깊게 논의하고, 그 동안 닦아온 국제교류협력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회원들이 국제기구에서 활약하도록 일조한다면, 한림원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앞으로 미래를 열어갈 젊은 과학기술인들이 연구에 몰입하고, 세계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한편 중요하게 생각하는 과제입니다. 이를 위해 2016년부터 국가적으로 역점을 두고 진행하는 ‘과학기술유공자 예우 및 지원 사업’의 주관기관으로서 해당 사업이 중장기적으로 시행되어 젊은 과학기술자들과 이공계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2017년 출범한 ‘한국 차세대과학기술 한림원(Y-KAST)'도 앞으로 보다 열심히 지원할 계획입니다. 현재 한림원에서는 해외 영아카데미(Young Academy)를 설립해 젊은 과학자들의 해외교류를 활성화시키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도 Y-KAST를 통해 만 45세 이하의 젊은 연구자들을 선발해서 조기에 국제 우수 연구그룹과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우리나라의 기초과학 위상을 높이고 국제교류 협력 강화

-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의 향후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한림원은 순수 민간단체이자 연구 리더들의 총 본산으로서 기초과학진흥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기초과학 진흥정책을 비롯해 국가 과학기술 정책에 건설적 비판과 합리적 대안 제시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림원 회원들이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사명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대외적으로는 과학기술 분야 국제무대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고, 국제교류와 협력을 강화해 우리나라 과학기술이 정당하게 평가 받고 과학기술인들이 존중 받을 수 있도록 해야겠지요. 세계 각국에 분산되어 있는 우리나라 과학기술인들이 학문적 역량을 마음껏 펼치고 또한 하나로 결속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한림원의 목표 중 하나입니다. 국민들이 사랑하고, 국력과 품격을 높이며, 국제적 리더십이 있는 한림원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노벨과학상 분위기 확산을 위해 창간된 노벨사이언스 매거진이 창간 1주년을 맞이했습니다. 한 말씀 부탁드리고 앞으로 어떤 사이언스 매거진이 되기를 기대하시는지요?

▲노벨과학상이 과학기술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 중 하나이고, 한국인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나오길 저도 고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노벨과학상이 과학기술의 국가경쟁력을 나타내는 바로미터라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노벨상을 못 받았다고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수준이 이집트나 파키스탄보다 떨어진다고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또한 노벨상 후보자 선정 방식의 한계를 두고, 미국 콜롬비아대학교의 과학-사회학자 로버트 킹 머튼은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라는 마태복음 성경의 구절에 빗대 ’마태효과‘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계가 노벨과학상을 비롯해 성과 지상주의에 빠지지 않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연구개발 생태계를 만들 수 있도록 일조할 수 있는 매거진이 되길 바랍니다. 또한 장차 노벨사이언스가 인류를 위한 연구개발을 성실하게 조성해 가는데 일조하는 매거진이 되길 바랍니다.

- 감사합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 오늘 여러 가지로 좋은 말씀을 해 주시고, 특히 저희 노벨사이언스의 방향 설정에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앞으로 국가 사회에 이바지하는 과학저널로 성장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노벨사이언스  webmaster@sc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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