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HOME Latest News Latest left
과학기술인상’ 12월 수상자 - 서울대 천정희 교수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12월 수상자 서울대학교 천정희 교수
암호학계 최대 이슈 암호학적 다중선형함수 완전 해독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12월 6일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12월 수상자로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천정희 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은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연구자를 매월 1명씩 선정하여 과기정통부 장관상과 상금 1천만 원을 수여하는 상이다.

천정희 교수는 암호학적 다중선형함수를 최초로 완전히 해독하여 전 세계 암호학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4세대 암호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연 공로가 높이 평가되어 선정되었다.

암호학적 다중선형함수는 다자간 키(key) 교환, 브로드캐스트 암호 등 다양한 암호학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2년 처음 도입되었으며, 전산학의 오래된 난제인 프로그램 난독화(obfuscation)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암호학계의 최대 이슈가 되었다.

이러한 다중선형함수 개념이 제안된 이후 수많은 응용연구가 진행되었지만, 정작 다중선형함수를 만드는 것은 오랫동안 성공하지 못했으며 암호학의 핵심인 안정성을 증명하지 못해 미해결 문제로 남아 있었다.

천정희 교수는 기존에 제안된 CLT 다중선형함수*를 기반으로 변형 문제를 분석하고 다양한 정수론 및 수학적 기법을 총동원해 CLT 다중선형함수의 비밀 정보를 다항식 시간 안에 찾아낼 수 있는 알고리즘을 제안했다. 이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CLT 다중선형함수 기반의 암호 스킴(scheme)을 모두 다항식 시간 안에 해독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 CLT 다중선형함수 : 2013년 Coron, Lepoin, Tibouchi에 의해 개발된 정수 기반의 다중선형함수. 또 다른 모델로 Garg, Genty, Halevi가 제안한 GGH 다중선형함수가 있다.

이러한 연구는 4세대 암호기술의 총아로 각광받던 암호학적 다중선형함수를 완전히 해독한 것으로, 그동안 진행되었던 다중선형함수의 연구 방향을 완전히 바꾼 결과라는 평가를 받았다. 해당 논문은 2015년 이후 3년간 총 179회의 피인용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천 교수의 논문은 전 세계 양대 암호학회인 크립토(Crypto)와 유로크립트(Eurocrypt)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최우수논문상(The Best Paper Award)을 수상했다. 이후, 천 교수 연구팀은 인터넷의 원조인 아르파넷을 개발한 미 국방부 산하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요청으로 지난 2016년부터 2년간 90만 달러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후속 연구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천정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에 제한된 암호학적 다중선형함수를 모두 해독한 결과로, 창의적인 방법과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암호분석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며, “수학이론을 암호분석에 더욱 적극적으로 접목하여 수학의 새로운

■2018년 12월 수상자(천정희 박사) 주요 연구성과 설명

<암호학적 다중선형함수 분석>

ㅇ 암호학적 다중선형함수는 그림과 같이 차세대 암호기술로 각광받는 함수암호와 난독화 기술, 다자간 키교환 등의 설계를 가능하게 하는 차세대 암호에서 가장 중요한 기반구조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안전한 다중선형함수의 존재성이 밝혀진 바가 없고, 정수론과 대수학의 다양한 구조를 이용하여 공격하기 쉽지 않아 보이지만 그 안전성은 증명되지 않은 다중선형함수들만이 그 후보로 제시되고 있다.

ㅇ 지금까지 알려진 의미 있는 다중선형함수의 후보는 3개로, 저자들의 이름과 연도를 따 GGH13, CLT13, GGH15로 불린다. 하지만 세 구조 모두 천정희 교수 연구팀에 의해 해독 알고리즘들과 취약점들이 알려졌다. 이를 보완하는 연구가 MIT, UCLA, UC 버클리, ENS등 유수의 연구팀들에 의해 진행 중이다. 

■수상자(천정희 교수) 이력

 □ 인적사항

  o 성명 : 천 정 희 (Cheon, Jung Hee)    o 생년 : 1969년
  o 소속 : 서울대학교
  o 전화 : 02-880-1443
  o e-mail : jhcheon@snu.ac.kr
 □ 주요 학력
  o 1993. 9. ~ 1997. 2.  한국과학기술원 수학(정수론) 박사
  o 1991. 3. ~ 1993. 8.  한국과학기술원 수학(정수론) 석사
  o 1987. 3. ~ 1991. 2.  한국과학기술원 수학 학사
 □ 주요 경력
  o 2017. 6. ~ 현재       서울대학교 수학기반산업데이터해석연구센터장(ERC)
  o 2003. 3. ~ 현재       서울대학교 조교수/부교수/교수
  o 2000. 12. ~ 2003. 2.  한국정보통신대학교 조교수
  o 2000. 1. ~ 2000. 12.  Brown University 박사후연구원
  o 1997. 2. ~ 2000. 1.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선임연구원
 □ 전문 분야
  o 계산정수론 연구 (격자이론, 인수분해, 이산대수)
  o 암호론 및 응용 연구 (동형암호, 함수암호, 양자내성암호, 다중선형함수)
  o 응용암호론 및 정보보호 분야 연구

■18년 12월 수상자(천정희 교수) 인터뷰

수학 이론이 현실 세상에 직접 활용되는 ‘암호학’의 매력에 빠진 서울대학교 천정희 교수는 4세대 암호학의 총아인 암호학적 다중선형함수를 세계 최초로 해독하며 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지금까지 현실 세상의 질서를 물리와 같은 과학 법칙이 규정해 왔다면, 사이버 세상에서는 수학의 법칙에 따라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이 결합한 미래 사회는 빅 데이터의 시대로 묘사되곤 한다. ICT 기술의 발전은 동전의 양면처럼 개인정보보호, 사이버 보안이란 새로운 화두를 던져주었다. 천정희 교수는 암호학이 앞으로 개개인의 거의 모든 정보를 보호하여 안전하게 이용되도록 기여하고, 나아가 보다 유익한 정보들을 도출하여 인류의 삶이 진일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학자인 동시에 수학의 경계를 허물고 과학, 공학, 나아가 산업과 암호학의 접점을 찾는 징검다리가 되어준 천정희 교수의 연구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 부탁드립니다.

우선 저의 연구 결과에 관심 가져주시고 좋은 평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수학에 대한 사회적 관심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수학이 과학, 공학, 산업 등에서 더 많이 활용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더불어 수학을 어렵게 느끼는 많은 사람에게, 물론 쉬운 내용은 아니지만, 수학이 생각보다 흥미로운 내용임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수학과 암호학에 더 많은 관심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 사이버 시대를 넘어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하며 개인정보 보호, 사이버 보안에 대한 중요성도 함께 강조되고 있습니다. 수학을 전공하며 암호학에 관심을 두고 연구를 시작하신 이유는 무엇인지요?

 암호학의 매력은 수학의 이론들이 직접 세상에 활용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 세상의 질서를 물리 등 여러 가지 과학 법칙이 규정한다면, 사이버 세상에서는 수학이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됩니다. 특히 수학을 기반으로 한 암호학이 사이버 세상에 질서를 부여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블록체인에서 화폐의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이산로그라는 수학 문제가 사이버 세상에서도 여전히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암호학은 수학의 어떤 문제가 모든 사람에게 아주 어렵다는 사실에 기반하기 때문에, 수학 문제에 관한 연구가 곧 암호학의 핵심입니다.

- 최근 4세대 암호기술의 총아로 주목받는 암호학적 다중선형함수를 해독하셨습니다. 그 결과 그동안 연구되고 있던 다중선형함수의 연구 방향도 바뀌게 됐는데요. 관련 연구성과도 소개해주세요.

암호학적 다중선형함수는 2002년 Boneh 교수와 Silverberg 교수에 의해 제안된 이후 다중 키 교환 등 여러 가지 암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으로 알려지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는 전산학의 오랜 난제로 알려진 프로그램 난독화 (Program Obfuscation)를 다중선형함수를 기반으로 해결할 수 있음이 밝혀지며 거의 모든 암호학적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암호학의 연금술로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이창민, 류한솔, 김지승, 한민기 등 우리 연구실 학생들과 함께 만든 이 연구 결과들은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다중선형함수의 설계에 약점이 있음을 보였으며, 이 결과로 인해 다중선형함수를 기반으로 한 100여 개의 결과들이 무력화되고 이 분야의 연구방향이 크게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도 이 분야에 관한 분석 연구는 우리 그룹이 주도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이 연구에 대해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국방고등연구원(DARPA)에서도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요즘은 학회에서 암호학자들을 만나면, 또 깨진 것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곤 합니다. 

- 지금까지 진행해 오신 수학적 분석과 암호학적 증명을 통한 일련의 연구 결과들이 앞으로 다가올 미래세상, 그리고 인류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길 기대하시나요?
 
향후 과학적 법칙이 물리적 세상에서 하던 역할을, 수학적 이론들과 암호학이 사이버 세상에서 수행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어떤 것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그것이 가진 활용가치뿐만 아니라 희소성이 큰 역할을 합니다. 사이버 세상에서는 전자화폐의 복제를 제한한다든지, 나만의 고유한 데이터를 확보한다든지 역할을 수학과 암호학이 수행합니다. 어려운 수학 문제는 사이버 세상에서도 여전히 어렵기 때문입니다.
 미래 세상을 빅 데이터의 시대로 묘사하곤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개인의 거의 모든 정보들을 암호화하여 보호하고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면, 유익한 정보들을 도출하여 인류의 삶이 보다 진일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 세계 최고의 암호학회 Eurocrypt에서 최우수논문상을 받으신 데 이어 지난해에는 미국 게놈데이터보호 경연대회에서도 우승하셨습니다.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분야임에도 계속해서 앞서나갈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세계 최고가 되려면, 다른 점이 있어야 하고 이를 유지하려면 세계 최고 그룹과의 교류가 중요합니다. 암호학은 수학, 전산학, 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융합학문으로, 타 그룹이 전산학자 위주의 연구 그룹인 것에 반해 우리 그룹은 깊은 수학 훈련을 받은 연구자들로 이루어져 있어 차별성이 있습니다.
  
 나아가 우리가 현재 확보한 위치를 토대로 세계 유수의 그룹들과 교류를 활발히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학계뿐 아니라 산업계 등에서도 어떤 암호 이슈에 관심이 있는지 미리 파악하고 대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치열한 경쟁에서 사실은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한 셈이죠.

 연구와 더불어 후학 양성에도 힘을 쏟고 계신데요. 연구자로서, 스승으로서 평소 연구실을 운영하는 기본방침이나 철학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더불어 학생들 또는 연구실 구성원들에게 강조하는 내용도 소개해주세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을 강조합니다. 이후 흥미를 느끼고 열심히 하면 누구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암호학뿐만 아니라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주제와 문제들이 있고, 누구든지 자신만의 확실한 목표를 정하고 열심히 하다 보면 자기만의 산의 정상에 올라 또 다른 차원에서 세상을 볼 수 있다고 말해주곤 합니다.

- 연구자로서 연구철학, 좌우명 등이 있으시면 소개해주세요.

한발 한발 열심히 걷다 보면, 어느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높은 곳에 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생각하고 이 점을 늘 마음에 새기며 연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 교수님의 연구 분야에서 궁극적으로 도전하고 싶은 목표, 이루고 싶은 연구 성과는 무엇인가요? 

우리나라에 세계 최고의 암호 그룹을 만들고 싶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그룹이란, 어떤 한 사람의 특별한 재능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해서 최고 수준의 연구가 가능한 시스템이고 그러한 그룹이 우리나라에도, 제가 속한 그룹에서 출발하여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개인적인 연구 목표는, 동형암호 기술이 더욱 발전되어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분석이라는 일견 상충하는 두 목표를 완전히 융합하여 이러한 기술이 세상에서 널리 쓰이는 것을 만드는 것입니다.

- 교수님께서는 어린 시절 수학자를 꿈꾸신 계기가 있으셨나요? 더불어 미래 과학자를 꿈꾸는 어린 학생들이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움 말씀 부탁드립니다.

 어렸을 때는 수학자보다 과학자를 꿈꿨습니다. 과학자는 보다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 확실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인류가 쌓아온 것을 기반으로, 제가 만들어나가는 것이 그 위에 영원히 남아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습니다. 개인의 성취가 인류 전체의 발전 행복에 굳건한 기여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동기부여가 됐습니다. 그 후 수학의 엄밀성과 자유로움에 반해 수학으로 바꾸게 되었고요. 

 어린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여러분들이 수학이나 과학을 공부하면서 느끼는 어려움은, 저를 포함한 이전의 많은 훌륭한 수학자들과 과학자들도 모두 겪는 과정임을 말해주고 싶습니다. 여러분들 모두에게 각자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주어져 있습니다. 한발 한발 열심히 한다면 여러분들 모두 그 역할을 해낼 수 있습니다.

노벨사이언스  webmaster@scinews.kr

<저작권자 © 노벨사이언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노벨사이언스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