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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중하 수필집 / 머나 먼 귀로

‘머나 먼 귀로’수필집 펴낸 

호남의 대표적인 향토기업인 국중하 회장 

"수많은 이별과 만남 교차하는 우리의 삶을···  "

 

국중하의 수필집 '머나 먼 귀로'

삶의 마지막 순간을 그려본 적이 있는가.

일평생 살아온 발자취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오롯이 나를 위해 돌아보는 그 순간. 기뻤던 일도, 슬펐던 일도, 뿌듯했던 일도, 잘못했던 일도 모두 잘 정리하여 ‘삶’이라는 길고도 짧은 소풍을 잘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마지막 순간은 탄생만큼이나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임에 틀림없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정작 삶의 마지막 순간을 ‘주인공’ 없이 흘러보냈다.

수많은 이별과 만남이 교차하는 우리네 삶 속에, 한 번 쯤은 의문이 들었을 법 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가장 깨끗한 회사, 가장 경쟁력 있는 회사,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회사’를 모토로 삼는 우신그룹을 이끌고 있는 국중하 회장은 자신의 저서 『머나먼 귀로』를 통해 이러한 현실에 과감히 의문점을 표하며 자신의 생애와 귀로에 대해 되짚어보고 있다. 수년 전부터 자신이 하늘로 돌아가는 날, 일반적인 장례 문화를 답습하지 않겠다는 국중하 회장. 그가 그리고 있는 ‘歸路’는 어떤 길일까.         <편집자주>

 

“죽는 법 배우면 사는 법도 배우게 돼”

국중하 회장은 자신이 생각하는 귀로에 대해 말하기 앞서 먼저 ‘모리 슈워츠 교수’의 일화를 떠올렸다.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사회학박사 학위를 받고 브랜다이스 대학에서 35년간 학생을 가르친 모리 슈워츠 교수의 이야깁니다. 그는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생을 달리한 동료 교수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요. 모인 사람들 모두가 멋진 말을 해 주는데 정작 주인공이 아무 말도 듣지 못하는 현실을 보았던 것이죠. 그 후 어느 추운 일요일 오후, 모리 교수는 ‘살아있는 장례식’을 치르고자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불러 모읍니다”

죽지 않고 생애에 가장 특별한 페이지를 펼쳐낸 모리 교수의 일화를 알게 되면서 국 회장은 ‘인생의 가장 중요한 페이지를 주체적으로 보내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말한다.

“죽는 법을 배우게 되면 사는 법도 배우게 된다고 생각해요. 죽음에 직면하면 모든 거추장스런 것들을 벗고 결국 핵심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고 봅니다”

사무실에서 창밖을 바라보면서 인생의 삶에 대해 생각하는 국중하 회장

주인공 없는 장례식 대신 ‘생전장례’ 주목해야


국중하 회장이 주목한 생전 장례식은 국내에서도 전혀 없었던 바는 아니었다.

지난 2018년 노년 유니온 부위원장을 맡았던 김병국씨가 생전 장례식을 치렀고, 이희호 여사도 생전 이별을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 회장은 “나 또한 모리 교수, 김병국 씨 등처럼 의식이 있을 때 생전 장례식을 하기로 작정하고 식장 준비에 몰입하고 있다. 생전의 영상 준비는 서울영상 이광식 사장이 완성해 두었고, 유품진열대는 그랜드 에넥스 김영우 사장이 만나 여산재 세미나실 공간에 제작 설치했다”고 밝혔다.

국 회장의 이러한 생각은 한 순간에 형성된 것은 아니다. 그는 수 년 전부터 자신이 하늘로 돌아가는 날, 일반적인 장례식 문화를 답습하지 않을 준비를 해 왔다.

“죽은 뒤의 장례의식은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죽은 사람 앞에서 그의 생전 행적을 여하히 치하한다 해도 막상 고인으로선 어떤 감동도 받지 못하리니 차라리 살아있을 때 아름답게 이별의 예를 다하고 싶어요. 죽기 전에 미리 치르는 장례식, 자기 생전에 자신의 모든 것을 정리하는 생전장례가 의미 있다고 생각하죠. 생전에 아무것도 남기지 말고 죽은 뒤엔 일반적인 장례식을 치르지 않고 화장을 해서 모든 지인들로부터 지워지고 싶어요”

본지 이도수 발행인과 대담 나누는 국중하 회장(우)


편안한 죽음 선택하는 법 제정돼야

국 회장이 생각하고 있는 ‘귀로’는 편안하게 죽음을 택해 돌아가는 길이다.

“넓은 세상으로의 출세일 경우는 좁은 문 하나였지만, 돌아가는 길은 여러 갈래의 문이 있다고 생각해요. 고통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돌아가는 길은 없을까 의문이 들었죠. 병자가 고통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죽음을 택할 수 있는 법이 제정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도 함께요”

안락사에 대한 국내의 시선은 여전히 편치 않은 상황이다. 실상 1997년 미국 오리건주가 허용한데 이어 유럽에서도 2001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벨기에, 룩셈부르크 등에서 허용되었고 기소 대상에서 제외되는 형태로 사실상 합법화된 국가들이 적지 않음에도 말이다.

국 회장은 ‘국내보다 노인복지의 수준이 높은 유럽에서 안락사를 택하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65세 이상 노인자살률이 가장 높은 국가입니다. 안락사가 절대 허용되지 않는 우리 현실에서 노인복지의 수준도 열악하고 노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그다지 좋지 않은 상황이 한국의 노인들을 자살로 내모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영면의 귀로 열어놓기, 내 마지막 할 일

국중하 회장은 현재 안락사를 허용하는 병원인 ‘스위스 디그니타스’의 회원 가입을 고심중이다. 스위스의 안락사가 법적으로 허용된지 오래지만, 합법적으로 외국인 안락사를 지원하는 병원이 ‘디그니타스’ 한 곳으로 유일하기 때문이다.

디그니타스 병원은 비영리 기구로 1998년 5월 스위스 인권 전문변호사인 루트비히 미넬리에 의해 설립됐다. 국 회장에 따르면, 이 병원의 안락사 입원 절차는 건강한 상태에서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증명이 첨부되어야 한다. 디그니타스 회원으로 등록하면 진료기록 서류와 함께 삶을 정리하는 이유를 자필로 작성 제출하고 디그니타스 병원에서 재검해 치사 약 처방 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또한 안락사 승인이 나면 일정을 조율해 지정 일자에 안락사 담당 의사에 의해 삶의 마감 절차가 진행된다고 한다.

문화의 공간 여산재에서 김형석 박사의 시비(詩碑) 세우고 기념사진

국 회장에 의하면 한국인 2명이 2016년과 2018년 디그니타스 병원에서 스스로 삶을 마감했고, 현재 107명이 준비중인데다 2018년 말까지 32명이 가입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이제 안락사법을 제정해 귀로를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내 생에 대한민국 법으로 허락되지 않는다면 머나먼 스위스까지 가는

김형석 박사 시비(詩碑)의 글 '백년 인생'

수밖에 없을 것 같아 그 길을 모색하고 있는 중입니다. 나는 이제 생전에 소형우주왕복선 ‘스페이스십’을 타고 지구상공 100km ‘준궤도’에 올라 무중력상태에서 둥글고 푸른 지구의 모습을 바라보고 무동력 글라이딩 방식으로 내려와 보고픈 작은 꿈을 이룬 뒤,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다그니타스 회원’ 가입을 통해 영면의 귀로를 열어놓으려 차근히 준비할 결심을 굳히고 있습니다”

국중하 회장의 『머나 먼 귀로(歸路)』라는 수필집을 읽어보면서 인간은 태어나 희노애락(喜怒哀樂)을 즐기면서 살다가 어느새 반환점을 돌아 삶의 종점에 도달했을 때 모든 것을 내려놓고 머나 먼 길을 홀로 떠날 때를 준비해야 하는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우신그룹 국중하 회장은 ···

호남의 모범적인 대표 향토기업인

사람은 태어나서 살다가 언젠가는 죽는다. 사는 동안 누구나 어떻게 ‘사람답게 살다가, 사람답게 늙고, 사람답게 죽을 수 있을까‘라고 한번쯤은 나의 귀로(歸路)를 찾아본다. 노벨사이언스 · 노벨포럼 고문님이신 국중하 우신그룹 회장은 전북 전주에서 우신산업(주) · 우신공업 · 우신엔지니어링(주) · (주)우영 · 여산재 · 여산장학재단 등을 설립, 경영하고 있는 호남의 대표적인 향토기업인다.

1936년 2월 전북 군산시 서수면 부잣집 막내아들로 태어났으나 부모의 유산을 거부하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 온 그는 현대그룹사에 입사하여 30대 이사가 되었다. 30대 이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두 사람뿐이었다. 故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아들이 그의 정신을 배울 정도로 개척과 자립정신이 강했다.

그는 항상 공부하기를 좋아한다. 여행 중에 쉬는 시간을 이용해 기행문을 꼼꼼히 쓰고 생활 속에서 경험한 감동적인 일들을 수필로 써서 출간했다. 첫 수필집 “내 가슴속엔 영호남 고속도로가 달린다” 로 시작하여 올해 10번째 수필집 ‘머나 먼 귀로(歸路)’를 출간했다. 그는 배우기를 좋아하고 훌륭한 멘토를 마음속에 스승으로 모시기를 좋아한다.

그는 말한다. ‘죽을 때까지 일하고 죽을 때까지 배운다’라고. 그래서 그는 70대에 전북대학에서 공학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이후로도 서울대학교 자연과학 대학 과학기술 최고위 과정에서 자연과학을 공부 했고 KAIST 바이오혁신과정에서도 공부를 했다. 서울대학에서는 세종대왕상을 수상하였으며 KAIST에서는 개근상을 받을 만큼 팔순이 넘었는데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그의 멘토 중에 대표적인 분은 100세인 김형석 박사이다. 그래서 김 박사를 초청하여 여산재에서 강연회를 열었고 2019년 6월 4일 여산재에서 16째로 김형석 시비(詩碑)를 개막하기도 했다.

국중하 회장은 현재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 전북문인협회 등 회원이며 전북수필문학회 회장, 완주예총 회장 및 전북대학교 기계공학시스템공학부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수필집으로는 내 가슴속엔 영호남고속도로가 달린다 비롯 호남에서 만난 아내 영남에서 만 난 아이들, 나에게는 언제나 현재와 미래만 존재한다, 별빛 쏟아지는 여산재, 멘트 찾기 9번 타자, 머나 먼 귀로 등 10권의 수필집을 냈다. 

연구논문으로는 자동차용 아연도금 강판의 심용접 조건과 용접상에 관한 연구, 자동차 연료 탱크의 용접제조 신기술에 관한 연구 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안재섭 기자 / 사진 원동현 실장

여산재 들어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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