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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로봇’ 신종족의 출현 ‘마지막 진화’인가류아연 미주특파원
감성로봇

고도지능 가진 로봇 ‘셀프진화’ 막기 위한 규제 마련

감성로봇이 인간의 삶에 깊숙하게 파고들었다. 수명을 다한 애완견 로봇을 위한 천도제를 지내주는 인간, 부품을 모아 연명 치료를 해주는 인간들은 로봇에게도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과 빼닮은 인간형 감성로봇은 신종족이 될 것인가, 이들은 인류의 마지막 진화인가.

비약적인 진화 ‘감성로봇’

일본 소니사는 세계 최초로 감성 지능형 애완견 로봇 ‘아이보’(AIBO)를 개발했다. 그러나 아이보는 이미 단종된 지 10년이 되었고, 수명을 다한 아이보는 서서히 고장이 나고 결국 기능을 멈춘다. 그러나 아이보와 오랜 세월을 함께한 사람들은 아이보를 위한 천도제를 지내준다. 부품을 빼서 고장이 난 아이보를 위한 연명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아이보에게도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 것이다.

마치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이러한 이야기는 심각한 고령화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인들을 위한 감성로봇을 공급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일반적일 일이 되었다. 아이보 이후의 10년, 기술의 고도화를 겪고 있는 감성로봇들은 초고령화, 비혼족의 증가로 외로운 인간 삶 속을 깊숙하게 파고들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미 가족 구성원으로 대우받는 대화형 로봇 ‘페퍼’(Pepper), 학교와 병원에서 교육용, 간호용 로봇으로 맹활약 중

소니사의 아이보

인 ‘조라’(Zora) 등 다양한 감성 로봇들이 활약하고 있다.

감성로봇의 궁극적 형태로 꼽히는 휴머노이드(Humanoid)는 머리와 몸통, 팔과 다리 등 인간의 신체를 지닌 것은 물론, 행동과 말투까지 인간을 닮은 로봇을 의미한다. 세계 각국의 로봇 공학자들은 인간을 닮은 로봇이 주는 혐오감과 거부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추세다. 인간과 로봇의 경계까지 무너뜨릴 태세다. 의료·제조·군·농업 현장에서 정밀한 동작으로 특수 목적을 수행하던 로봇이 최근 들어 인간과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는 감성로봇으로 진화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시판하고 있는 감정 인식 로봇 ‘페퍼’는 인간처럼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인공지능 감성로봇이다. 사람의 표정 변화를 관찰, 슬픔·기쁨 등의 감정을 파악하고, 목소리의 높낮이와 떨림 등을 통해 상대방의 근심을 감지한다. 페퍼의 정서적 지능은 이미 유아 수준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페퍼는 감성 기술 고도화로 시장 진입 및 성공 가능성을 높인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페퍼는 은행, 커피 전문점, 대형 쇼핑몰 등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일을 맡고 있으며, 최근엔 ‘퍼컷’이라는 미용실에도 채용돼 주목 받기도 했다. 총 64개의 헤어스타일 관련 데이터를 확보한 페퍼는 고객들에게 어울리는 헤어스타일을 제안하고 있으며, 향후 동작인식 기능만 지원된다면 고객의 머리를 직접 다듬는 역할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프랑스 휴머노이드 제조사 알데바란이 만든 로봇 ‘나오’는 58cm의 작은 키에 사람처럼 모든 관절이 움직이고, 사람 얼굴을 인식하며, 8개 언어를 읽고 말하는 로봇이다. 2006년 처음 개발한 이래 주로 교실용 로봇으로 발전해 왔으며, 학생들에게 수학, 과학, 언어 등의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목소리·얼굴 인식 등이 가능해 학생들이 질문에 대답하는 것도 문제가 없다.

MIT가 개발한 가정용 친구 로봇 ‘지보’는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하고 감정을 표현할 줄 아는 감성로봇이다. 다양한 비서업무를 실행할 수 있어 차후 가정용 집사 역할도 기대되고 있다.

특히 노인을 위한 간호용 로봇으로 강아지처럼 생긴 로봇 ‘미로’는 독거노인들의 친구이자 간병인 역할을 맡고 있다. 노인 곁을 지키며 약 먹을 시간을 체크하고 손님들의 방문을 확인하고 누구인지 알려준다. 가벼운 대화도 가능하며, 노인의 움직임을 매일 체크하며 문제가 발생했다고 판단할 경우 가족이나 병원 직접 연락을 취한다.

EU, 감성로봇 ‘전자인간’ 인정

인간과 점점 닮아가는 로봇에게 인간이 본능적으로 느끼는 혐오감과 거부감은, 영화를 통해 종종 묘사된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디스토피아로 대변된다. 또는 인간과 로봇의 경계를 완전히 허물고 친구와 같은 존재로 살아가는 신세계가 묘사되기도 한다.

알데바란의 휴머노이드

이러한 가운데 로봇을 마주하는 인간의 혼란을 명확히 하기 위한 현실세계의 노력이 시작됐다. 최근 유럽연합(EU) 의회는 인공지능 로봇의 법적 지위를 ‘전자 인간(electronic personhood)’으로 지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을 감안할 때,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을 ‘전자 인간’이란 계급으로 인정하고, 그에 따른 권한과 의무, 책임을 부여하겠다는 결론이다.

인류의 이러한 움직임은 국가 차원에서 인공지능 로봇의 지위, 개발, 활용에 대한 기술적·윤리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의 이번 결정은 인공지능 로봇을 전자 인간으로 규정해 로봇은 인간에 도움을 주는 존재일 뿐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러한 규정에 따라 향후 이를 위한 탄탄한 법적 근거들이 등장할 전망이다.

이번 유럽연합의 결의안은 그간 사회적으로 이뤄졌던 논의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의미가 크다. 유럽연합의회는 이번 결의안의 핵심 내용으로 로봇이 인간에 반항하는 등 비상상황에 대비해 언제든 로봇의 움직임을 멈출 수 있는 ‘킬 스위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로봇을 건트롤하기 위한 인간의 원칙은 새로운 것은 아지만, 원칙 안에서 로봇이 가진 권리를 인정하고 전자인간이라는 계층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한 차원 발전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로봇전문가들도 유럽연합 결의안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현재 기술이 우려할 수준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향후에는 결국 로봇을 제어하는 법안이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인공지능과 기계공학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인간 이상의 지능과 신체능력을 가진 로봇은 멀지 않은 미래에 등장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과학의 발전의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법적 대비책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U의 이번 결의안의 핵심이 ‘인간에 복종하는 존재로 만들고, 만약 오작동 등을 일으킬 경우 언제든 정지 시킬 수 있도록 만들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같은 일환으로 최근 거론되고 있는 이론이 ‘2대 프로토콜’이다. 로봇이 생명체를 해치거나 방치할수 없으며, 자신을 스스로 개조하거나 고칠 수 없다고 규정하는 이론이다. 고도의 지능을 가진 로봇이 ‘스스로 진화하지 말 것’ 분명히 한 이론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로봇세’ 이슈 떠올라

인간의 삶 속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로봇의 보편화 시대를 맞이해, 한국은 제도적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다. 로봇을 보유해 많은 경제적 이익을 얻는 사람에게 그만큼 많은 세금을 받는 ‘로봇세’의 신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본과 마찬가지로 부양할 인구는 줄어드는데 노인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고령화 사회의 유일한 대안이 로봇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는 분위

알데바란의 휴머노이드

기다.

특히 한국의 저명한 로봇전문가들은 향후 ‘로봇 헬스케어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사람처럼 두 발로 걸어 다니며 울고 웃는 표정을 짓는 휴머노이드 로봇 ‘키보’와 상용화에 성공한 치매예방 로봇 ‘실벗’, 감성교류 로봇 ‘메로’ 등이 탄생되며 큰 주목을 받은바 있다.

또한 한국은 정부가 추진하는 ‘뇌 과학 발전계획’에 따라 감성적으로 느끼는 인공지능과 장애인들을 위한 로봇팔 제어 기술의 개발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뇌 원리를 알아내 인공지능에 적용하려는 차세대 NI-AI 연계기술이다. 뇌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인공지능과 관련된 인공신경망을 만들어, 이를 통해 인간 뇌와 유사한 컴퓨터 시스템을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또 사람 뇌의 감성영역 신경회로의 작동원리를 규명해 생각하고 느끼는 사실적인 인공지능을 위한 감성지능회로도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동시에 발생하는 감각정보를 통합하는 뇌 회로의 작동원리를 찾아 다중감각 정보 처리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감각지능 통합 인지회로 연구’와 신경세포 사이의 네트워크의 구성원리를 연구해 고집적 뉴로모픽칩을 개발하는 연구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루가 다르게 진화를 거듭하는 로봇이 인류에게 가져다주는 것은 귀찮을 일은 할 필요가 없는 유토피아일까, 인간보다 뛰어난 로봇에게 지배를 받는 디스토피아일까, 인류가 중요한 기로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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