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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 꿈 실현"…'중력렌즈'로 항성질량 측정

"직접 관측할 희망은 없다" 비관 뒤집고 81년만에 정밀관측

학술지 '사이언스'에 해설 논문과 함께 게재

백색왜성(가운데)이 미치는 중력렌즈 효과백색왜성의 중력이 공간을 일그러뜨려 그 뒤편에서 오는 먼 별빛을 구부리는 것을 설명하는 그림. CREDIT: NASA, ESA, and A. Feild (STScI)
[사이언스 제공=연합뉴스]

중력의 영향으로 빛이 휘는 '중력렌즈'(gravitational lens) 현상을 바탕으로 과학자들이 태양계 밖 항성의 질량을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 논문은 이런 현상을 예측한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논문이 81년 전에 실렸던 과학지 '사이언스'에 9일자로 게재될 예정이며, 공식 게재일 전날 온라인으로 공개됐다. 이 관측의 배경과 의미를 설명하는 해설 논문도 함께 나왔다.'

질량이 있는 물체는 주변에 중력을 미친다. 따라서 멀리서 오는 별빛이 질량이 있는 물체 주변을 지나면 중력의 영향으로 휘어져 들어오므로, 지구에 있는 관찰자의 입장에서는 마치 먼 별의 위치가 바뀐 것처럼 보이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멀리 있는 물체가 더 밝아 보이는 현상도 생긴다. 마치 렌즈를 통과하는 빛의 경우와 비슷해서 이런 현상에 '중력렌즈'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런 현상의 이론적 예측은 18세기 초 아이잭 뉴턴 때부터 있었으나, 이런 현상이 실제로 관측된 것은 중력에 관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나온 지 4년 후인 1919년이 처음이었다.

당시 천문학자들은 멀리서 오는 희미한 빛이 태양 주변을 통과하면서 중력으로 휘는 것을 관측하기 위해 개기일식 시기를 골랐다. 개기일식은 달의 그림자가 지구 표면에 드리우는 현상으로, 지구에서 보면 태양빛이 가려져 어두워지기 때문에 태양 주변을 통과해 들어오는 희미한 빛을 평소보다 쉽게 관찰할 수 있다. 관측된 빛의 휨은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른 아인슈타인의 예측과 일치했고, 기존의 고전물리학적 이론에 따른 예측값은 실제 관측값의 절반에 불과했다. 일반상대성이론의 타당성이 입증된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1936년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중력렌즈의 효과에 관한 또 다른 시나리오를 가정해 이론적 예측을 내놓았다. 그는 항성 두 개가 지구에서 볼 때 거의 겹치지만, 살짝 어긋나는 경우를 생각했다.

이런 상황을 실제로 관측할 수 있다면, 관측 데이터와 일반상대성이론을 바탕으로 앞쪽에 있는 항성의 질량을 측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런 관측은 당시 기술로서는 불가능했고, 이 때문에 아인슈타인은 "직접 관측할 수 있는 희망은 없다"고 논문에 썼다.'

 

허블우주망원경을 이용한 중력렌즈 관측 개요도[사이언스 제공=연합뉴스]

 

그러나 81년이 지나서 아인슈타인의 이런 구상은 미국의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 연구팀에 의해 실현됐다.

카일라시 찬드라 사후 박사와 동료들은 허블우주망원경을 동원해 하늘 전체에서 아인슈타인이 생각했던 것과 같이 살짝 비대칭적인 항성 배치를 찾아 나섰다.

연구팀이 항성 5천여개를 후보로 삼아 뒤져 본 결과 2014년 3월에 '슈타인 2051B'라는 백색왜성이 그런 위치에 놓여 그 너머의 별빛을 살짝 가리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슈타인 2051B는 지구에서 약 18광년 떨어진 곳에 있으며, 지구에서 6번째로 가까운 백색왜성이다.

연구팀은 슈타인 2051B 너머에서 오는 별빛의 위치가 변하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매우 정밀하게 관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슈타인 2051B의 질량이 우리 태양의 0.675±0.051배라는 계산 결과를 내놓았다.

관측된 위치의 각도 변화는 2밀리아크초(秒·″), 즉 5.6×10^(-7) 도(度·°)에 불과했다. 이는 2천400 km 떨어진 곳에 있는 개미가 100원짜리 동전 지름만큼 기어갔을 때 우리 눈에 보이는 위치 변화와 맞먹을 정도로 미세한 변화다. 허블우주망원경의 실력을 십분 발휘한 정밀한 관측이었다.

우리 태양계 밖의 항성에 대해 중력렌즈 방식으로 질량을 측정하는 데 성공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중력렌즈를 이용한 이번 관측을 계기로 100년 넘게 끌어온 슈타인 2051B의 정확한 질량에 관한 논란도 종지부를 찍었다. 이 백색왜성의 궤도 운동을 관측한 1908년 이후 관측사진자료 일부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2051B의 질량이 태양의 0.50배에 불과한 것으로 나와, 널리 받아들여지는 백색왜성의 진화 이론에 따라 계산한 수치(태양 질량의 0.67배)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중력렌즈 관측 결과는 후자 쪽 계산 결과의 손을 들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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